지난 금요일 장을 마친 뒤 많은 분이 같은 의문을 가졌을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7조원이라는 숫자를 내놨는데 왜 지수는 한 주 사이에 5퍼센트 넘게 빠졌을까요.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오른다는 단순한 공식이 이번 주에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도된 숫자를 기준으로 지난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이 실적 호재를 눌렀는지, 그리고 이번 주에 확인해야 할 일정이 무엇인지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코스피는 그 전주 금요일 7003.74에서 지난 금요일 6625.93으로 내려왔습니다. 하락 폭은 377.81포인트이고 비율로는 5.39퍼센트입니다. 불과 한 주 전만 해도 7000선을 지켜내느냐가 관심사였는데, 이번에는 7000선을 내주고 6600선까지 밀린 것입니다. 한 주 동안 5퍼센트가 넘는 하락은 지수 자체가 큰 폭의 변동성에 노출됐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다만 한 주의 숫자만으로 추세가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이어지는 지표와 수급을 함께 봐야 합니다.
| 구분 | 수치 | 비고 |
|---|---|---|
| 코스피 종가 (지난 금요일) | 6625.93 | 전주 7003.74 |
| 한 주 하락 폭 | 377.81포인트 | 5.39퍼센트 하락 |
| 외국인 순매도 | 약 6조3000억원 | 한 주 기준 보도 |
| 기관 순매도 | 약 2조3000억원 | 한 주 기준 보도 |
| 개인 순매수 | 약 6조2000억원 | 한 주 기준 보도 |
수급을 보면 이번 하락의 성격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외국인이 약 6조3000억원, 기관이 약 2조3000억원을 팔았고, 이를 개인이 약 6조2000억원어치 사들이며 받아냈다는 보도입니다. 팔고 사는 주체가 이렇게 뚜렷하게 갈리는 장세에서는 주가가 내려갈 때 개인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려고 계속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하락이 길어지면 이 매수 여력이 한계에 이르러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늘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보도된 매출은 약 195조원, 영업이익은 약 107조4000억원입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일주일 전 글에서 짚었듯이 시장 전망치는 영업이익 108조원 안팎이었는데, 실제 숫자는 그 근처에서 기대를 넘겼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셈입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주의 핵심입니다. 실적은 이미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돼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더 큰 변수가 따로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보도들은 두 번째 해석에 무게를 둡니다. 실적 호재가 있었지만 채권금리와 국제유가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안전한 채권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늘어나면 위험을 감수하며 주식을 들고 있어야 할 이유가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장 기대가 높은 반도체 같은 종목은 미래 이익의 가치를 현재 가격으로 환산할 때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같은 이익이라도 지금의 가치가 낮게 계산됩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입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비와 제조 원가가 올라가고 이는 소비자 물가에 반영됩니다.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고 오히려 올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이번 주 시장이 미국 물가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기사들은 금리와 유가의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두 변수가 이번 하락에 정확히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숫자로 나눠서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번 주 보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입니다.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하면 약 55조원 수준이라는 보도가 있습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에는 그만큼 매수 주체가 시장에 존재하는 셈이라서, 매입이 끝나면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변화가 주가에 더 직접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만 이 우려를 곧바로 하락 신호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종료를 바로 악재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매입이 끝난 뒤에도 업황과 실적이 받쳐준다면 매수 주체는 다시 생길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두 시각이 모두 존재한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 날짜 | 일정 |
|---|---|
| 10월 12일 |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연차총회 시작 (18일까지) |
| 10월 13일 | 미국 9월 기존주택판매, 중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 |
| 10월 14일 |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 한국 9월 무역수지 |
| 10월 15일 |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 |
| 10월 16일 | 미국 9월 수입물가지수와 산업생산, 유럽 소비자물가지수 |
가장 중요한 날은 14일입니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는데, 시장 예상은 전월 대비 0.6퍼센트 상승이고 근원 지수는 0.2퍼센트 상승입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상승률 전망치는 3.7퍼센트입니다. 숫자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고, 예상보다 낮으면 금리 부담이 한숨 돌릴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매판매까지 이어지므로 이틀 동안은 시장이 방향을 정하기보다 숫자에 반응하는 흐름일 가능성이 큽니다.
엘에스증권의 한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가 6600에서 710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수가 더 내려가면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지만, 7000선을 되찾으려면 채권금리와 국제유가가 먼저 안정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밸류체인 대표주를 선호한다는 견해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배터리와 친환경 업종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견해가 나왔습니다. 삼성증권의 한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개선을 주가 상승의 핵심 변수로 꼽았습니다.
이런 전망은 말 그대로 전망일 뿐이고, 같은 기관이라도 시장 상황이 바뀌면 수정됩니다. 이 글은 어느 한 쪽 시각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나오는 시각의 범위를 보여 드리려는 것입니다. 전망 밴드의 폭이 500포인트나 된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첫째, 내가 가진 종목의 비중이 한두 업종에 쏠려 있지 않은지 확인해 보세요. 이번 하락처럼 지수 전체가 흔들릴 때는 같은 업종 종목이 한꺼번에 움직입니다. 둘째, 빚을 내서 투자한 금액이 있다면 이번 주 변동성에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해 보세요. 하락 폭이 5퍼센트를 넘는 주가 나왔다는 것은 같은 폭의 변동이 다시 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14일과 15일 발표를 앞두고 무리하게 방향을 베팅하기보다 숫자가 나온 뒤의 반응을 확인하고 대응 기준을 미리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이번 주의 교훈은 좋은 실적이 곧 주가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업의 실적, 금리와 물가 같은 거시 환경, 수급이라는 세 가지가 함께 맞물릴 때 주가가 움직입니다. 이 가운데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이번 주처럼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만나기 쉽습니다. 이 글에 쓴 수치는 보도 기준이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투자에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습니다. #코스피 #코스피하락 #삼성전자 #삼성전자실적 #채권금리 #국제유가 #미국CPI #증시전망